팀으로 일하게 된 사람이 나때문에 일을 관두겠다고 한다.
나이 어린 내가 하는 잔소리(?)때문에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다.
변명하자면 밖으로 보여지는 것이 너무 중요한 일이기에 언행이 어긋남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배운 사회적 기준, 상식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
함께 할 이유가 있어 엮이게 되었을 것인데, 그래서 함께 함이 도움되기를 바랬는데 난관에 봉착했다.
그 사람에 대한 화인가.
이 정도로밖에 하지 못한 나에 대한 화인가.
이렇기도 하고 저렇기도 한 것 같다.
다행히 관리자는 팀을 바꿔달라는 그에게 나랑 같이 하지 않는다면 관둬도 좋다고 했단다.
하루를 생각해보겠다는 그 사람은 어떤 결정을 할까.
화가 났지만 뭔가 예전과 달라졌음을 느낀다.
전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너무도 힘들었고 상대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은 분노의 시간이 분명 있었지만 그리 길지 않고 그리 깊지 않고, 또 그리 어렵지 않게 그 사람을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부처님 앞에 앉아 사유한 후에 상대를 마주할 힘을 얻었다)
분명 상대방이 이상하다고 여기지만, 또한 내가 그에게 이상한 사람이겠다라는 생각도 한다.
서로 다를 뿐인가.
화가 났지만 마음이 편안하다.
내일도 같이 일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다.
화가 났지만 조금은 그 화라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스스로 속임이, 착각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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