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부터 시작하여 아침까지 누워있었다.
그냥 털고 일어나 억지로 염불을 하든지, 독경을 하든지 할 법도 한데 그냥 컨디션을 따라 누워 잠을 자기도 하고 꿈을 꾸기도 하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냥 마음 일어나는대로 따라갔다. 좋은 마음, 온전한 마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좀 이러자 했다.
어제 아버지와 점심식사를 하면서부터 뭔가 마음에 화기가 올라왔다. 다른때 같으면 바로 바로 마음을 관찰하고 돌이켰을텐데 이상했다. 내가 그렇게 하고 이상하다고 쓰려니 많이 이상하긴 하다. ^^ 1. 나이들면서 이곳 저곳 성치 않은 아버지의 어린아이같은 행동들은 걱정스럽기도 답답하기도 가끔은 짜증스럽기도 한 상황이었다. 2. 동생에게 전화가 왔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어질어질했다. 과학적으로 따지자면 기의 움직임 정도이긴 할텐데 이상하게 뭔가 자욱하여 맑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언니 전화를 받았는데 두 사람이 통화를 한 듯 했고 동생에게 이것 저것 말한 내용을 들으니 쓸데없는 말을 했구나 싶었다. 언니말에 맞장구를 쳐줬지만 한편으로 나무라거나 핀잔하는 그런 마음이 됐다. 별로 해서 좋을 말은 아닌 것 같았다. 3. 거기다 조카들이 온다고 했는데 그 맞이를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정말 좋지 않았다. 당시로서는 모든 것이 다 귀찮아지는 그런 어두운 순간이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일어나고 나서 완전히 부정적인 마음, 화를 닮은 그런 마음이 가득했던 것 같다.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냥 그 안에 머물렀다. 화는 독기가 가득하여 언젠가부터 화를 내면 몸이 좋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알아차릴만큼 아팠다. 컨디션 저조, 몸살 정도로 표현할 정도지만 일단 누워야 괜찮은 그런 강도였다. 이번에는 엄첨 빠른 반응이었다.
화를 자주 내는가?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도 안다. 그런데 건강하게 문제없이 살고 싶다면 화를 내지 마라. 아무런 유익이 없다. 나처럼 금새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쌓이고 치이고 그럴 것이다. 화의 독기는 몸을 상하게 한다. 일상의 좋은 기운들을 다 허물어뜨린다. 화를 자주 내는 이에게 머물 눈먼 복은 없다. 그러니 복 속에서 살고 싶다면 화부터 멀리하라.
꿈 속에서 나를 관찰했다. 팔을 봤다. 살짝 금빛이 도는 살이었다. 그런데 때가 조금씩 끼어있었다. 나에게 좋은 냄새가 나는지 궁금했다. 팔을올려 냄새맡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스스로가 진짜 어떤지를 늘 살피려는 나의 마음이 투영된 듯 하다. 무의식에 닿아있기로는 아직 벗겨낼 때가 있는데 금빛 살짝 도니 그간 수행 공덕으로 인한 변화가 있긴 한 것 같다. 아니, 있다.
꿈을 통해 내 불성이 알려주는 바는 이런 것 같다. 아직 너 때 있거든. 그런데 이렇게 화에 끌려다니면 되겠니? 청정함과 고귀함이 눈 앞에 있는데 어찌 할래? 마음을 제대로 다스려라. 시간을 귀하게 써라. 네가 진정 해야 할 바에 힘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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