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각자의 인연대로 나갈 뿐입니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5. 29. 23:02

오늘은 만감이 교차하네요.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말하지요. 맞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이루어지는 모습이 나에게 가능한 복력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부처님께 의지한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내가 이룬 복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염불하여 극락가는 것도 내가 부처님이 정한 기준에 합당해야 합니다. 내 나름의 복력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원하는 그 마음이 맑지 않다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사실 좋은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어렵게 구하여 얻은 것이 금줄인지 썩은 동아줄인지는 내가 어떤가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나름 기도를 열심히 하던 이가 어떤 기도로 들어섰는데 그가 말하길 편하고 빠른 기도를 간절히 원했더니 그런 기도로 인연되었다 기뻐합니다. 정말인지 누가 알까요? 애초에 빠르고 편한 기도를 원하는 마음이 개인적으로는 욕심과 가까운 마음이라고 생각되지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인연대로 나갈 뿐이겠지요. 법화경에 나오길 중생이 어떠한지 여래 외에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그래서 안다고 감히 말하지 못하지만 중생이 가진 각자의 근기와 인연대로 나갈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먼 끝에는 부처되는 날 있겠지만 과정이 어떠할지는 자신이 마음에 담고 귀히 여기고 집착하는 바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을 따라 삶이 움직일테니 말입니다. 


지은대로 받을 것으며 심은대로 거둘 것입니다. 살아서 법을 위해 선업을 지었다면 죽어서 받을 복이 많겠지만 살아서 법을 훼손하는 악업을 지었다면 죽어서 받을 것은 혹독한 댓가입니다. 그 댓가를 치르고 나서야 다시 부처님 법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