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계가 스스로 지켜준다는 말

향광장엄주주모니 2021. 1. 11. 13:12

(예전에 글 중간에 한번 비슷한 것을 가지고 적은 적이 있다만 다시 적어보려 한다.

솔직히 그때처럼 아직도 정확히 안다고 말하기 어렵다.

잘 모르니까.)

 

계는 바른 성취를 위해 필요하다.

대부분 우리는 그 계를 노력하여 지킨다.

먹고 싶어도 먹지 않고 놀고 싶어도 놀지 않는다.

물론 그것이 꽤 의미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계가 스스로 지킨다는 말과는 다른 것 같다.

 

계가 스스로 수행자를 지킨다는 의미는 조금 더 향상된 차원의 말 같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돕는 행을 할 때 우리는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배웠기 때문에 생각의 과정을 거쳐 행을 한다.

그런데 반복되고 깊어지는 바른 가르침으로 내면이 변화하면 어떤 상황을 만날 때 그냥 마음이 움직이며 몸이 움직인다.

그냥 그렇게 된다.

자연히 숨이 쉬어지는 것처럼 아무런 거부감 없이 그렇게 움직여진다.

그 속에는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불이의 체득, 결핍을 채워주며 안심하는 자비가 존재한다.

 

아마도 계가 스스로 수행자를 지킨다는 말이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행들이 도의 성취로 나아감에 걸림이 없도록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멀어지는 것,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도의 성취에 유익하도록 나의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것,

이럴 때 수행자가 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계 스스로가 수행자를 지키는 것이 된다.

 

나는 참는 것도 잘 못하여 게으르니 말할 주제도 못되지만

굳이 계 지킴을 내세우고 싶다면 내가 계를 지키는가, 계가 나를 지키는가를 잘 살펴볼 일이다.

그 속에서 내 경계를 가늠할 수 있으니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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