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기도로 밥을 짓고 화를 내어 솥을 깨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8. 3. 15:30

처음 기도를 시작한 것은 광명진언을 알면서부터였다.

직장생활을 하다 오랜만에 집에 갔더니 어머니가 책을 한권 읽고 계셨다.

광명진언에 대한 책으로 뒷쪽에는 기도가피에 대한 사례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신기한 사례들에 마음이 호기심과 환희심으로 가득찼다.

'아, 이런 것들이 있었구나. 나도 기도를 해야겠다.'

난생처음 21일을 정해 기도를 시작했다.

기도의 제목이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생각나지도 않지만 달력에 하루 하루 표시를 해가며 기도를 해나갔다.

10여일이 지났을 때,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정말 크게 화를 내게 되었다.

큰 소리로 마음을 다해 화를 냈다.


그날 밤 꿈을 꿨다.

시골집 마당같은 곳에 솥단지가 네, 다섯개 걸려 있었다.

밥을 짓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솥단지가 와장창 다 깨지는 것이다.


너무도 뻔하고 슬픈 이야기이다.

나는 정성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시골 마당에 널린 몇 개의 솥단지만큼의 기도였다.

그리고 화를 내는 순간 기도는 깨어졌다.


그 이후 기일을 정해 작정하고 기도하는 이들에게 화내지 말라고 말한다.

화내는 순간 그대의 기도도 깨어질 것이니, 조심하고 조심하라고 말한다.


가끔은 궁금하다.

내가 하는 이 기도는 얼마나 풍족하게 밥을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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