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년 전에 꿨던 꿈이야기다.
꿈에 많은 사람들이 넓은 광장같은 곳에 앉아 있었다. 무슨 법회나 기도행사 같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앞에 앉아계시던 스님 행색을 한 어떤 분이 소주를 옆에 두고 드시는 것이다. 당시에는 도량의 청정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던 시기였고 아미타불 염불을 하고 있었기에 청정하지 않은 그곳을 다 없애버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분기탱천하여 "아미타불" 외치며 손에서 장풍같은 것(?)을 광장의 여기 저기에 날렸다. 파괴력이 충분하지 않자 다시 "지장보살"을 외치며 여기 저기 장풍을 쐈는데 내 앞에 갑자기 한 존재가 나타났다. 순간 그 곳을 수호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고 몸이 나보다 컸기에 '이제 큰일났다'하며 몸을 둥글게 말아 바닥에 방어자세를 취하며 바닥에 쪼그렸다. 그러자 그가 나를 이리 저리 발로 차는 것이 느껴졌지만 이상하게 힘이 세지 않아서 크게 아프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누군가가 나를 쭉 잡아올리더니 어깨에 꺼꾸로 둘러매고 하늘을 날아올랐다. 어깨에 둘러매진 상태로 누군인지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지장보살이세요?"라는 질문이 튀어나왔다. 아무런 대답이 없었고 잠을 깼다.
꿈을 깨고 나서 생생한 느낌과 기억에 이런 저런 생각을 오래 했었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아직 성숙하지 못하고 가볍게 설쳐대다 고초를 받는 나를 선한 존재가 구해준 것 같다. 그 분이 지장보살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기도자나 불법을 수호하는 분임은 분명했다. 또 그때 나를 때리던 그 존재, 아마도 신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는데 마음이 많이 쓰였었다. 무언가 쇠락한 불교의 어떤 지점에 위치하여 힘없이 그곳을 지키는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그가 다시 좋은 모습으로 변화하기를 몇차례 기원했었다. 신중이라면 다시 찬연한 모습으로 법을 수호하는 좋은 모습이 되기를.
오늘은 문득 이 이야기가 쓰고 싶었다.
1년이 지난 나는 조금은 성숙해졌을까? 잘해가고 있는 것일까? 머물지 않고 잘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어찌되었든 부처님 법을 배워나가는 것은 귀하다. 부족함이 있지만 꿈에서 구해지기도 한다.
다음에는 염불을 해도 고초를 겪는 꿈 이야기를 해야겠다.
지난 번에는 염불을 하는 내 앞에 법화경이 놓여있는데도 고초를 겪었다.
문제있냐고? 전혀 문제없다. 하루 정도 침울했지만 곧 괜찮아졌다. 나름의 이유를 생각했고 더 정확한 답을 알 날이 있지 않을까?
미리 말하자면 불법은 전혀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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