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나마삿다르마푼타리카수트라를 100일 동안 해보라고?

향광장엄주주모니 2023. 2. 26. 09:42

구인사는 관음정진을 주력 수행으로 합니다. 저는 천태종과 인연을 맺고 있지만 이미 아미타불 염불 수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로 아미타불을 합니다. 아무튼 구인사에 방문해서 스님과의 질의응답 기회가 있었는데 염불 수행이 궁금해서 여쭤보니 해봤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아니라고 하니 해보고 와서 질문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스님 뭐 하자는 거지?' 

 

그 이후 관음정진을 한 것은 아니지만 다시 물으러 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아미타불 염불 수행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궁금증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때 저는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염불 백만 송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불법의 자비심에 닿아 있었기에 나보다는 기도의 공덕이 필요한 여타 존재를 위해 서원을 세우고 진행했습니다.

 

그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조금만 자고 일어나서 해야지' 하면 여러가지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저를 깨워주더군요. 때로는 소리로, 때로는 감각으로 깨워줬습니다. 자려고 누워서 눈을 감으면 영화같이 영상이 눈앞에 그려졌습니다. 6.25 전쟁 당시의 북한 군인 모습이었습니다. 또 자려고 눈을 감으면 어둠 속에서 머리 위가 환해졌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게 정광명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겁이 많아서 북한군 영상에 많이 놀랐습니다. 거부감때문인지 그 이후에는 보이지 않았고요. 보고 싶지 않았거든요. 법화경을 읽으면서도 육근 청정 부분이 나오면 '내가 능히 감당할 수 있을 때 이런 여러 가지 청정함이 열리게 해 달라'라고 발원했는데 그래서인지 지금도 크게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아무튼 아미타불 백만 송을 통해서 '염불에 무언가가 있다'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염불의 공덕을 믿고 있었지만, 모든 존재가 기뻐하고 복을 받을 수 있는 이름임을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염불의 기쁨은 아미타부처님에 대해서 설하신 정토삼부경(무량수경, 관무량수경, 아미타경)을 거스름이 없습니다. 서로 대치되는 것이 없어요. 서로 도울 뿐입니다.

 

그런데 나마삿다르마푼타리카수트라는 어떨까요? 솔직히 100일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예전에 산스크리트어가 아닌 나무묘법연화경을 봉창할 때, 강한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 여러 가지 만트라 수행을 하면 강력함이 다 달리 느껴지거든요. 나무묘법연화경은 그 강도를 말하자면 강한 편에 속합니다. 아무튼 그 이후 쉬고 있고 나마삿다르마푼타리카수트라를 며칠 하다가 말았습니다. 더 해볼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마삿다르마푼타리카를 하는가 하지 않는가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유하자면 육체와 마음이 조화되어야 최상인 것처럼 제목 연창과 법화경이 서로 조화로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적었듯 잠깐 주력해서 확인한 염불의 위력이 부처님이 설하신 아미타불의 이야기와 서로 대치됨이 없이 융화되듯이 말입니다.

 

제가 100일 수행을 권하는 제목봉창자들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그들의 나마삿다르마푼타리카수트라가 법화경과 전혀 조화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법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당연히 나마삿다르마푼타리카수트라도 문제가 없죠. 다만 그것을 입에 담는 사람들이 문제일 뿐입니다.

 

저도 나마삿다르마푼타리카 할 마음은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하건대 나의 나마삿다르마푼타리카수트라는 봉창자들의 것과 다를 것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법은 하나이지만 받아들이는 자의 마음에 따라 차이를 만들겠지요. 오랜 수행의 모습이 제 글에 달린 댓글들이라면 아름답지 않아서 취할 바가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