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하면서 직원회의때 팀장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자신이 일할 때에는 '내가 아니면 이곳이 안돌아간다'는 생각, 그런 믿음을 가지고 일했다고 하면서 직원들의 업무를 독려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인지는 알지만 그에 상반되는 생각이 일었다.
어느 조직이든 모든 이들이 주인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조직의 활성화, 발전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 흐름을 타면 오히려 썩은 조직이 될 뿐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리석은 이의 자신에 대한 믿음은 교만함이나 정체와 통하기 십상이며 더 좋은 자원의 유입이나 활성화에 장애로 작용한다. 자신이 가진 자신감이 어떤 색깔인지 잘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가. 나는 그것보다 '잘하는 내가 빠져도 잘 돌아간다'는 생각이 흘러야 건강한 조직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떻게 똑같겠는가. 각자가 가진 특색이 있고 힘이 있기에 같을 수 없다. 나 역시 내가 빠진다면 나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과 같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빠지더라도 (다시 채워질 것 아닌가) 제대로 돌아가는 조직이 되어야 건강한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가. 그렇다면 정말 냉철하게 자신을 판단할 힘이 있어야 한다. 자신감은 좋은 것이나, 잘못된 믿음은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을 괴로히는 일이 된다. 우리의 이유없는 자신감이 악업으로 흐르지 않도록 그 마음을 잘 단속해야 한다. 이 말을 우리 팀장에게 해주고 싶으나 ㅋㅋ 역부족이라 법계에서 이뤄주길 기원해본다.
누군가 이런 생각을 할지 모른다. '당신없어도 잘돌아갑니다.' 어쩌면 '당신 없어야 잘 돌아갈 겁니다.'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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