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당신의 글을 읽지 않는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5. 18. 07:50

제목을 보고 글을 읽을 때가 있다. 그제인가 공왕불기도 지지자인 듯한 이가 3월 카페에 올려진 나의 글 두 곳에 댓글을 달았다. 아미타불은 이미 끝났다는 글을 카페에 올린 바가 있는 사람이었다. 어떤 댓글을 올렸겠는가. 나와 글을 주고 받은 공왕불기도 지지자는 칭찬하고 나는 비방하는 글이었다. 간단하게 댓글을 달아줬다. 물론 감정적인 댓글도 비난하는 댓글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글을 읽어 짐작되는 그의 성품이라면 참지 못하고 다시 댓글을 달지 않을까 했는데 어제 잠잠했다. 그럴수도 있구나 했다. 내 오해인가보다 했다. 그냥 조용히 넘어가나보다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카페의 게시판에 댓글 대신인 듯한 두 개의 글을 나란히 올려놓은 것을 보았다. 어제 작성한 글이었다. 역시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제목과 함께 게시되는 앞부분의 내용을 조금 보고나서 글을 읽지 않았다.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나는 이미 예전에 올린 아미타불 염불이 끝났다는 글을 다시 적은 듯 한데 이미 출발선이 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읽어 얻을 바가 있을까. 삼시에 대한 어긋난 이해가 수행의 바탕을 비틀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든 그든 누군가 잘못 아는 것이라면 바르게 알 날이 있으리라. 그런데 모든 경전의 가르침과 대치되는 이해라면 그것이 잘못된 이해가 아닐까를 생각하는 것이 상식아니겠는가. 


하나는 다음카페에서 퍼온 글이라면서 나를 언급하는 글같았다. 너무 직접적이라 읽어봐야 하는가 싶기도 한데 얻을 바가 있을까. 솔직히 비난의 글은 더 찾아 읽어서 내가 그러한가를 살피는 것이 좋은 일인데 같은 색깔을 보이는 사람들을 마주하다보니 별로 마음이 일지 않는다. 흐릴 뿐인 상대를 굳이 찾아가서 마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만약 내가 그의 글에 표현된 대로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다른 인연을 통해 알아차리고 변화할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그가 일으키는 인연에 묶이지 않을 것이다. 


법화경에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부처님 외에는 중생을 정확히 아는 이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이러하다고 당신이 이러하다고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 그러니 내가 이러하다고 하면 그것이 얼마나 진실이겠으며 내가 이러하다고 한들 이미 삐딱한 시선으로 비난하는 그 마음에 얼마나 닿을 것인가. 무슨 험담을 하든 그것이 사실이라면 나의 문제이다. 그가 말한 하열함이 나라면 그 하열함이 만들어낸 업의 과보가 나에게 따를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물론 수행의 과정을 통해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무슨 험담을 하든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 과보는 험담한 그에게 돌아간다. 그러니 험담자에게 말하건대 다른 이를 분석하고 비판할 그 시간에 자신이 어떠한지 살피는 것이 더 유익하다.


정말 권하고 싶은 바는 내 글을 읽는 모양이니 경전을 들어 말하는 부분에 대해 찾아 읽어보고 깊이 사유했으면 좋겠다. 당신의 삶도 소중하니 말이다. 인생을 거는 일인데 그 정도의 정성을 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개인의 이해를 모든 가르침인듯 신봉하면 말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 하지만 다른 것을 따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나를 욕해도 상관없다. 물론 그 과보는 당신에게 다 돌아갈 것이니 마음으로 일으키고 입으로 짓는 그 업이 밝은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무엇을 위해 글을 썼는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자비롭게 알려주기 위함인가. 스스로를 알기 어렵지만 그래도 오늘은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하루 되기 바란다.


다 적고나서 다시 추가한다. 만약 당신의 두 글이 나와 전혀 상관없는 글이라면 나의 오해라고 말해도 좋다.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내가 적은 글의 내용을 언급한 것을 나의 글 바로 뒤에 올렸음에도 나와 상관없는 글이라고 한 공왕불 기도 지지자가 있었다. 그런 경험도 있으니 사실 특별하지 않을 것 같다. 단지 지금은 그의 글을 열어 온전히 읽은 것이 아니라서 만에 하나라도 나의 온전한 착각일 가능성이 전혀 없다 할 수 없다. 그 부분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맞겠다 싶다. 적고 보니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고 읽는 이도 그리 느낄 것 같다.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아니 내 마음이 지금은 이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니면 무시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신경쓴다. 그러니 좋은 사람을 가까이 하고 좋은 것을 접해야 한다. 우리같은 평범한 재가불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