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업중생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2. 1. 15:00

크게는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작게는 소소하게 모이는 작은 집단의 사람들이 다 동업중생일 것이다.


가끔 무리로 묶였는데 그 무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벗어나고 싶은 경우가 있다. 이건 아닌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마음에 크게 드리워진다. 예전 같으면 기회를 보아 무리를 탈출해서 더 나은 곳이 어디인가를 찾기도 했을 것 같다. 하지만 경전을 읽고 염불을 하면서 작년부터는 그렇게 만난 인연을 억지로 정리하지 않는 쪽이 되고 있다. 같이 풀어야 하는 업이 있어서 만난 것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피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마음이 닿았기 때문이다. 피하고 싶다면 오히려 그 자리에서 바른 마음을 내고 내 할 도리를 다하는 것, 설령 험한 일을 당할지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좋은 마음으로 마주하는 노력을 해야 동업이 사라진다. 숙제가 끝난다.


작년에 소속하게 된 한 단체가 있다. 2년 과정인데 1년이 지나서 벗어나고 싶었다. 동업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것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2년을 그대로 함께 해나갈 결심을 했고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이제 일정이 거의 마무리되었다. 지난 주에 누군가가 인사말을 하며 '우리는 동업중생이니 앞으로도 함께 하기를 바란다'는 식의 말을 했는데, 그 때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나의 동업을 끝났다. 앞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면 업에 이끌려서 할수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선택과 의지로 할 것이다.'


앞으로 그 단체와 어느 정도의 교류를 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모든 대상을 자비롭게 바라봐야 함을 알지만, 실제 가까이에서 마주해야 할 대상도 있고 조금 또는 멀리 떨어져서 마주해야 하는 대상도 있다. 처음에는 멀리 있다가 시간이 지나서 가까이하는 것이 적절한 대상도 있다. 아직은 무엇이 최선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새로이 업을 만든다면 짐이 되는 업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의지로 언제라도 떠날 수 있고 즐겁고 유익한 동업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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