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받기 싫은 호의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5. 10. 14:30

그거 아는가.

누군가의 호의는 아무리 받아도 가볍고 즐거운데 누군가의 호의는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

겉으로 드러난 표현이 호의지, 그 안에 다른 것을 담기 때문이다.

남을 편안케 하고자 하는 뜻으로 움직였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며 다른 것을 붙일 필요가 없다.

그런데 때때로 내가 누구에게 이것을 해주었다고 내세우는 것을 즐기는 이를 본다.

모든 호의에, 상대를 재료삼아 자신을 장식하고 내세우려는 욕망이 담겨있다.

그것에 취한 이의 모습은 아귀와 같아 추하기도 하고 주변을 온통 어지럽힌다.

언뜻 보기에는 꿀이 흐르지만 뱀처럼 간악하며 시궁창처럼 썩어있다. 

그가 베푸는 행위는 겉으로 호의라도 더러움이 묻어 즐겁지 않다.

호의가 호의가 되려면 그것으로 멈춰야 한다.

그것을 자신에게 유익하게 이용하려는 뜻을 가지는 순간 흐려지고 망조가 들게 된다.

그래서 좋은 과보가 생기더라도 고르지 않으며 끝이 좋지 않기 마련이다.

호의를 베풀고자 하는가.

좋은 뜻으로 행하고 깨끗하게 잊어버리라.


개인적으로는 아직 닦인 바가 미흡하여 그런 호의에 엮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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