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법화경 제목 부르는 공덕이 가장 크다?(4)

향광장엄주주모니 2023. 2. 4. 19:51

독경, 안 해도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만약 제가 지장경으로 인과에 밝아지지 않고 법화경으로 근원의 법에 눈뜨지 않았다면 공왕기도를 소개하는 어떤 이의 논리, 또는 법화기도를 소개하는 어떤 이의 논리에 그대로 말려들어갔을 겁니다. 제 이해타산과 맞았다면요. 다시 말해서 제가 아쉬운 부분을 긁어준다는 일종의 믿음이 있었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이 논리가 참으로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깊은 곳에서 강하게 든다는 겁니다. 독경과 사유로 다지고 다지고 다져진 바탕이라 가능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독경이 오래도록 헤맬 수도 있는 나의 여정을 사전에 정리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독경, 안 해도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내가 가는 길이 더 명확해져서 더 잘 갈 수 있는 방법이 된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서 예전에 저는 나무아미타불만 했습니다. 스님들 글도 읽고 해서 그게 좋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인가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정토삼부경을 읽었고 그 이후 쓸데없는 잡소리에 놀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솔직히 겉이 번지르르하다고 하는 말이 다 맞는 것이 아닙니다. 정토삼부경을 읽은 후에 제 염불의 길이 더 명확해졌습니다. 


제목 봉창의 기도를 알리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누구에게는 맞고 누구에게는 틀린 수행방식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신의 불성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손쉽고 빠른 방법이라 생각하고 부처님이 설하신 일불승의 본래 의미와도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좋은 이야기입니다. 특별히 할 얘기도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좀 그래요. 제목 봉창이 자신의 불성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손쉽고 빠른 방법인가? 일불승의 본래 의미와도 가장 적합한가? 솔직히 잘 모르겠거든요. 법화경이 최고의 법문이며 무량공덕을 가진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또 성불에 이르는 자라면 법화법문을 받아지닌 자일 겁니다. 그 자체로 성불의 진리를 담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도 이미 알듯이 모든 사람이 다 같지 않습니다. 이걸 인정한다면 많은 것이 편안해질 겁니다. 나에게 빠른 것이 다른 이에게 늦은 것일 수 있고 나에게 손쉬운 것이 다른 이에게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일불승이 무엇인가요? 결국 부처가 된다는 겁니다. 맞나요? 많은 이들이 다르다면 그들에게 최적인 일불승에 이르는 길 또한 열어두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의도가 좋더라도 일방적인 태도는 부처님의 방식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미 저는 제목 봉창에 열려 있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여겨도 상대방에게 최선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자신이 주장하는 바가 정말 괘찮은 것인가에 대한 열린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완전한 객관성과 완전한 기억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게 적고 있는 글들은 대체로 부처님의 가르침, 경전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법화경이고 지장경이고 정토삼부경입니다. 이렇게 긴 글을 오늘만 쓴 것이 아닙니다. 가끔은 이런 담론이 쓸데없다는 생각이지만 지치지 않고 누군가의 참고가 되시라고 오늘도 적어봤습니다.


저는 길을 걸아가는 한낱 행인에 불과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수행을 통해 잡혀가는 중심이 있지만 아주 우습죠. 법화경은 죽을 때까지 버릴 생각이 없습니다. 다만 요즘 집중해서 하는 수행이 있는지라, 또 게으름의 시간도 많이 보내고 있는지라 법화경을 마음에만 담고 있었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읽어보니 금세 독경 컨디션이 회복되는 것을 보면 역시 모든 수행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솔직히 작년부터 글을 많이 쓰지 않는 이유가 흘러나오지 않으면 쥐어짤 필요가 없으니까요. 경을 읽고 사유하면서 지내다 보면 삶의 온갖 순간이 깨달음이라서 그냥 글들이 마구 솟아오릅니다. 그럴 때가 있습니다. 아무튼 내가 이해한 바를 나누는 것이 부처님 법을 중심으로 수행해 가는 자가 세상과 나눌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경전에 대한 내용도 가끔씩 올리지만 수행은 너무나 명확해서 생활이 흐려지면 흐르지 않습니다. 

 

이번에 댓글을 마주하면서 글써도 되나 싶었습니다. 법화경을 읽은 지 몇 개월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글쓰는 아침 조금 읽은 후 적어보았는데 정리가 깔끔하게 되지는 않아도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네요. 아직 마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적으면서 법화경 제목 부르는 공덕이 가장 크다는 의견에 대해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저로서는 그것이 맞는지 어떤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주장한다고 이해되는 의견에 대해서 법화경, 지장경, 정토삼부경, 염불, 진언들을 수행해온 오늘날의 제 생각을 정리해 올리니 정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고 무엇이 정말 더 타당한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만약 제 수행의 날에 제목봉창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 생긴다면 또 다른 것을 말하겠으나 아직은 글에서 적은 것이 제 생각입니다.

 

잘 알지 못할 때에는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법을 대할 때에는 유연한 생각이 필요합니다. 내 입장에 맞춰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법을 받아지녀 이끄는 대로 내 생각을 변화시켜 나가는 유연성말입니다. 내 자리가 바른가에 대한 고민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법화경으로 인연되었으니 부처될 것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또 그 속에 부처님의 법을 전한다는 좋은 뜻을 지녔으니 부처님께 믿고 맡기시면 안전하고 빠르게 나아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