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불자는 부처가 신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 역시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신으로 마주해도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부처를 신적 존재로 대하며 비는 것에만 머무르는 이를 대하면 좀 불편하긴 하다만(그것이 바람직한 것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일이 깨달음의 길에 들어서게 하는 처음이 된다면 과정으로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처님을 생각할 때 신인가 아닌가라는 이야기보다 불자라는 말에서 우리의 입장을 새기는 것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불자는 부처님의 자녀이며 그 뜻을 이어받는 자이다. 부모는 자신을 바라보는 자녀에게 아낌없이 손을 내주고 이끌어주지만 최종의 바램은 자녀가 바르게 성장하여 스스로 서는 것에 있으니, 우리는 부처님을 대하여 부모를 조르는 아이의 모습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부처를 신이라 하든 아니라 하든 불자인 우리는 그 성품을 지닌 자로서 바르게 배워나가야 한다.
부처를 신으로 마주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나의 글에 누군가는 아주 불편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어찌보면 부처를 신이라 하든 아니라 하든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나는 그런 것 같다. 그리는 자로서의 불성은 전지전능하니 우리가 신이라는 말에 부여하는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인간이었음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그건 일시적 모습에 지나지 않으니 너무 얕은 이야기가 된다.
우리 안에도 있는 불성이지만, 탐진치로, 업의 장애로,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흐리니, 불성이 그대로 드러나지 못하며, 내 안에 불성있음을 스스로를 믿고 해나가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된다. 그래서 밖의 부처님을 바라보고 부르고 찾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밖의 부처님과 통하다 보면 점차 안의 부처님을 알아차리게 된다. 결국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해나가는 것임을 알게 된다. 안과 밖이 결국은 다 통해있음을 알게 된다. 이런 과정이 알아지면 부처가 신인가, 아닌가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도 같다.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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