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읽은 글이 생각났는데, 큰 스님의 마음이 이런 것은 아니었을까는 생각을 했습니다.
큰 스님을 모셨던 어떤 스님이 쓴 글이었습니다. 글의 의도는 스님에 대한 좋은 기억을 적은 것이라고 이해는 됐으나, 내 마음에 다른 것이 들어왔습니다. 글에 대해 대략 적자면, 출가한 이후 큰 스님을 모시게 되었는데 시국의 일로 여러 번 청하길, '스님이 나서서 좋은 말씀을 해달라'하니 자신을 다른 곳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멀리 보내버린 것인데 그렇게 된 이후에도 자신이 필요한 것이 생겼을 때 그 부분에 대해 도움을 주셨다면서 나름의 추억을 적고 있었습니다. 미담같은 이 추억 속에서 문득 큰 스님의 마음에 대해 생각이 닿았습니다. 제 멋대로의 생각이지만,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어졌습니다.
첫번째, 왜 행자스님을 멀리 보내버렸을까요? 행자스님은 정치까지 이어지는 세상사에 대해서 큰 스님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었지만, 그것은 수행을 흐리게 하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수행이 위협을 받는다면 그것은 끊어내야 하는 독입니다. 특히 스스로 견고하거나 충분하지 않다고 알아진다면 주변환경을 가리는 것이 또한 필요합니다. 두번째, 왜 보내버린 행자스님을 살펴 도움을 주었을까요? 그것은 중생에 대한 자비라고 생각합니다. 측은지심이죠. 지금은 내가 감당하기 어려워 멀리 보냈지만, 인연된 중생에 대해 여전히 신경쓰는 그 마음이 바로 자비입니다.
행자를 내치고 챙기는 큰스님의 마음이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쓴 스님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로 말해주었습니다. 스님의 모습이 그런 것이라 큰 스님은 보낸 것이고 챙긴 것이라고. 우리가 이 사실을 알아차린다면 추억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스스로의 모습을 잘 다스려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들일까요? 탐진치의 독기를 품고 내뿜어 주변을 흐리게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법을 잡고 부처님을 바라보면서 마음쓰다보면 점차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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