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염불은 그저 합시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6. 17. 09:23

글을 당분간 쓰지 않을까 했는데 볼일을 보려고 걷다 보니 또 생각이 정리되고 올라오고 합니다. 그래서 물어봅니다. '아, 또 써도 될까.' '너 마음대로 해라.' 씩 웃는 마음이 보입니다. 어떤 놈인지 모를 그 마음. 그런데 선택은 언제나 나의 몫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염불에 대한 개인생각입니다. 엄청 어렵기도 하고 엄청 쉽기도 한 염불인데요, 그냥 쉬운 염불을 택해 하다 보면 어려운 염불이 자연히 해결된다, 이리 봅니다. 쉬워도 친해지기 어려운데 어려운 염불을 말하면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염불은 부처님 생각하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것 외에 다른 것은요 생각하고 부른 후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불렀습니다. 옵니다. 만났습니다. 이런 과정이 계속 되면 하나로 이어지겠지요. 또 불성은 온 세상에 가득합니다. 내 안에도 있고 밖에도 있습니다. 불렀다면 안에 있는 이가 나 여기 있다하면서 드러나고 밖에 있는 이가 나 여기 있다 하면서 다가오니 안에서 깨어나고 밖으로부터 물드는 것이 염불이라 생각합니다. 


경전에 보면 부처님 생각하라 합니다. 그것도 일심으로 하라 합니다. 믿고 부르라고 합니다. 받아지니라 합니다. 그것이 다입니다. 그것이 되면 다른 것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때 생각해보면 아, 그렇구나 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며칠전에 모사찰에 가서 행사를 했는데요, 어떤 지인이 버스에 올라 신기하다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자기가 원래 자기 가족들 소망기도를 하려고 했는데 염불하다 보니 병걸린 누구도 생각나고 인생이 꼬여버린 조카도 생각나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 위해서 기도했는데 정말 이상하다고 신비한 체험인 듯 이야기합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물론 그 일의 인연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그래서 다른 배경, 이치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냥 편안했습니다. '당연한 것 아닌가. 염불했으니 불성이 드러나서 그대의 마음이 그리 된 것인데.' 했습니다. 염불은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불성을 그대로 일깨워버리는 일이지요. 여기에 복잡한 이야기를 할 필요도, 신기하다고 오랫동안 사로잡힐 필요도 없다 생각합니다.


불성이 드러나고 불성에 물드니 부처의 지혜와 자비가, 때로는 원만한 능력이 그대로 펼쳐지는 일이 가능합니다. 염불이니까요. 그러니 소망기도를 하든 무엇을 하든 그 안에 부처님을 생각하는 지극한 마음이 담겨 염불하면 만사형통입니다.


빵이 있습니다.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먹으면 그 빵이 가진 영양소가 온전히 내 힘이 될 일입니다. 매일 먹으면 어떻게 먹어야 제대로 먹는 것인지 스스로 깨치게 됩니다. 물론 빵에 관한 온갖 이야기를 펼쳐 미리 옆에서 돕는 말을 하는 것이 유익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가장 좋고 빠른 길은 직접 그 빵을 먹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말하는게 어떨까요? '일단 먹어와. 맛이 끝내줘. 몸도 엄청 건강해질걸. 그냥 잘 씹어서 먹어봐.'


나는 쉬운 염불이라 좋고 감사합니다. 그 염불이 어려운 염불(? 어려운 염불은 우리 마음이 만든다 생각드네요)을 능히 넘어가게 한다 확신합니다. 염불하여 안의 불성이 드러나고 밖의 불성에 물드는 밝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