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임을 자처하는 시설의 상사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다 전생에 지은 자기 업을 닦기 위해서'라고.
그래서 '아이들이 너무 이뻐보이는 것'이라고.
그의 말인즉슨, 우리 전생의 업으로 인해 불가항력적으로 이런 일을 하게 되는 것이라는 의미다.
물론 그럴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을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일을 선택한 것은 업을 닦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번 생을 어떻게 하면 나누면서 잘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며 선택의 결과이다.
그의 말처럼 '아이들을 예뻐하는 마음'이 한정되거나 참을 수 없는 것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로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좋거나 싫거나 등 관심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은 누구나 생로병사를 겪는 존재다.
시시각각 다른 처치, 다른 모습일 수 있지만, 한꺼풀 벗고 들어가면 다 동일하다.
아이들이 귀하고 마음에 닿듯 다른 이들 역시 귀하고 마음에 닿을 것이니 크게 매이지 않는다.
누군가는 전생업을 닦기 위해 끌려간다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 말이 사실일 수 있는데, 만약 전생업을 닦기 위함이라면 더 정신차려야 한다.
그런 자각이 있다면 그 업을 닦아나가는 과정이 진실로 좋은 일이 되도록 마음써야 한다.
그 업 닦음이 집착으로 변질되지 않게, 다만 자신의 본분을 잘하는 것으로 답을 삼아야 한다.
오물을 닦아내려다 더 큰 얼룩을 만들지 않게 마음자리를 잘 살펴가는 것이 필요하다.
문득 생각들길 그 불자의 공부가 깊다면 얼마나 일할 맛이 날까 싶다.
서로 다르지 않음을 알테니 말그대로 살아있는 배려의 아이콘이 될지도. ㅋㅋ
아, 아쉬운 불교 공부, 마음 공부여. 잘 지어지면 좋겠다.
그러하라고 나의 법계에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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