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꿈을 꾸었다.
어릴 때 살던 집은 1층이 슈퍼, 2층이 가정집이었는데 꿈에 집이 자주 등장한다.
꿈이 매우 상징적이지만, 내 무의식이 보여주는 여러가지 정보들, 내가 알기를 바라는 그런 정보들을 꿈을 통해 여러차례 만나온 것 같다.
오늘도 집이 나왔다.
가게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데, 아버지가 부재중이었다.
아버지가 모든 가격을 알고 있는데, 나는 가격을 정확하게 몰랐다.
4, 5명의 사람들이(아는 사람들 같았다) 과자, 초콜릿 등 여러가지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가격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다가 어렵게 가격을 정해 계산해갔다.
내가 손해보면 안되지만 더 받는 것도 맞지 않다는 생각, 일단 아버지가 없으니 내가 어떻게 해나가야 된다는 생각, 어떻게 하면 가격을 제일 근사하게 맞춰나갈지에 대한 고민들로 머리가 복잡했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이 물건을 얼마에 샀었냐고 되물어가며 계산을 하던 중 계산하던 것이 다 엉망이 되었다.
단순한 더하기인데 꿈 속에서는 잘 계산되지 않았고 몇가지 되지 않았던 물건인데 대강 정한 물건의 가격들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
계산기를 이용해서 빨리 더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임의로 정한 가격도 생각나지 않았고 다시 물건가격을 정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다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다가 깼다.
이 꿈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처음에는 이런 생각에 마음이 닿았다.
'정확하지 않은 걸로 고민하다니. 차라리 외상으로 처리하고 나중에 아버지가 오면 정확하게 계산하자고 하면 됐잖아.'
쓸데없는 짓거리를 한 나에 대해서 이렇게 처리하면 명확하다고 스스로 기분 좋아한 것은 몇 분에 지나지 않았다.
뭔가 찜찜했다.
다시 생각해봤다.
문제는 내가 가격을 모른다는 거였다. 알지 못하면서 아는듯이 처리해나가는 그것이 정말 문제 아닌가.
아버지에게 가격을 정확히 배우고 아버지가 있든 없든 바르게 일처리를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가장 좋은 모습이고 나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모든 가격을 아는 아버지는 부처님이리라.
정말 엉뚱한 가격은 아니기에 겉으로는 그럴 듯 하지만 결국 정확하지 않은 가격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나는, 경전과 염불을 통해 배운 부처님 가르침이기에 정말 엉뚱하지는 않지만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알음알이로 사람들을 대하는 나이리라.
아마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좀 더 명확하게 배워야 한다는 불성의 인도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스스로도 어느 정도 부처님 가르침에 닿아 있다고 믿는 나에게 아직은 그런게 아니라고 불성이 보여주는 것 같다.
아버지에게 배워야 한다.
경전을 읽고 사유하고, 염불에 정진해야 한다.
아직은 정확하지 않으므로 더 정진할 것을 부처님은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그래도 경전 더 읽고 더 염불하니 유익하지 않을까?
언젠가 꿈을 꿀 때에는 능히 모든 가격을 다 알아 정확하게 팔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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