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나에게 글을 왜 쓰는지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8. 28. 18:46

오랜만에 법화경 카페에 들어가니, 나와 논쟁 아닌 논쟁을 일으킨 사람이 'OO에게 주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내 아이디를 거론하며 글을 썼지만, 읽지 않았다.

더 이상 글을 주고 받을 이유가 없어졌기에, 앞으로 어떤 굴레를 반복해갈지 명확해졌기에 더는 글을 쓰지 말라고 청했었다.

그럼에도 글을 올리는 그의 의도를 모르겠다.

사실은 별로 알고 싶지 않다.


그의 글과 태도에서는 경전에서 만나는 부처님을 느낄 수가 없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부처님의 지혜에 이르겠지만, 지금은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

내가 더 공부되어서 그의 논설에 머리를 숙이게 되든지, 내 설법으로 그의 마음을 밝고 평온하게 하든지 그때가 되면 마주하고 싶다.

아직은 때가 이르다.

안락행품의 4번째 법이 마음에 절절하게 흐른다. 

법화경의 법문을 받아지니지 못하는 이에 대해 가져야 할 마음과 태도를 말하는 것인데, 법화경 번역을 설하는 그에게 그런 마음이 드니 내가 많이 이상한 것일까?


부처님은 어느 마을에선가 사람들이 부처님의 말을 따르지 않고 서로 계속해서 다투자, 그 마을을 떠나셨다.

마을을 떠나는 부처님처럼 나도 논쟁의 자리를 떠난다.

부처님은 열반에 들기 전 성격이 괴팍한 제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걱정하는 한 제자에게 침묵으로 그를 대하라고 하셨다.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 저절로 뉘우치게 하라는 부처님처럼 나도 그의 말에 침묵한다.


믿음으로 들어가 법을 가까이 한다면 그도 나도 바르게 보는 눈이 열리지 않을까?

많이 읽어라. 그리고 사유하라. 불성의 이끄심에 맡겨라.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