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로 묶고 말로 푼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6. 12. 07:31

말의 힘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종교든 학문이든 여타의 배경이 한계로 작용하지 않으며 같은 말을 한다. 그러니 불자는 말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장경 읽는 어머니 글에서 잠시 언급했는데 부모님을 대할 때 두 분이 가지고 있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그것이 문제임을 말할 때가 많았다. 예를 들어 '욕심을 버려. 그런 마음이 병이 되는거야.', '그런 마음으로 지장경을 백날 읽으면 뭐하겠어. 큰 복이 되기 어려워.', '화를 내지 마. 화를 내니 아픈거야.'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말로 두 분을 묶어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묶어버린 말을 누군가는 넘어설 수 있지만 누군가는 그 안에 갇히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날 일부러 표현을 바꿔 부모님에게 말했다. '아빠, 마음이 평온해지면 몸도 건강해질거야.', '엄마, 욕심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몸이 편안해질거야.'


말로 묶을 수 있고 말로 풀 수도 있다. 당신은 묶어 버리는 사람인가, 풀어주는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오늘은 한번 곰곰히 자신의 말을 점점해보는 날 되었으면 한다. 풀어주는 사람 되리라 마음먹어도 언어의 습관, 생각의 습관은 벗어나기 어려우니 마음쓰고 노력함이 수반되어야 진정 풀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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