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법화경, 자비력은 내 방이요.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7. 18. 11:12

법화경 법사품에 이런 내용이 있다.


법사가 이 경을 설하진대

마땅히 승자의 방에 들어

승자의 옷을 입고 내 자리에 앉아

두려움 없이 널리 설할지니라

자비력은 내 방이요

인욕의 의복은 내 옷이요

공의 내 자리니

법사는 여기에 머물러 설법할지니라


법화경을 읽는 이에게는 생소하지 않을 내용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그렇게 생소하지 않은 마음으로 지금까지 읽어왔는데 오늘 읽으면서 문득 일어나는 생각을 적어보려한다. 글로 적자니 특별할 것도 없어 민망할 글이지만, ㅋㅋ 법이 원래 그런 것 아닌가 싶다. 너무 당연하여 모든 이들이 다 알지 않을까 싶은 그런 것이 바로 법 아닐까 싶다.


자, 먼저 그림을 그려보라. 자비력의 방, 인욕의 옷, 공의 자리. 그림이 마음에 들어왔는가. 직접적으로 몸에 두른 것은 인욕이어야 한다. 견고한 바탕은 공이어야 한다. 그것을 품은 것은 자비여야 한다. 이 세 가지에 원만한 상태로 이 법화의 가르침을 설하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다시 적어보자면 이렇다. 세상을 대하는 마음은 모두를 품는 자비를 닮아야 한다. 법을 말하는 나에게 펼쳐지는 갖가지 상황에 대해서는 인욕으로써 만나야 한다. 모든 것을 말하는 바탕의 자리는 일체법이 공으로 들어간다는 것이어야 한다.


방에 들어오는 이들은 자비의 공간에 들어와 인욕의 옷을 입고 공에 안주한 나를 만나는 것이다. 이것을 갖추었는가.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법화경을 설하는 법사가 되고 싶다면 이 구절을 마음깊이 새겨야 한다. 새길 뿐 아니라 실제 그리 되어야 한다. 그래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법사라 할 수 있다. 늘 그렇구나 하면서 읽던 이 구절이 오늘은 생생하여 눈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이 고개 끄덕여지는 생각(?), 느낌(?)을 표현하기 어려워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