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장엄왕본사품에서 묘장엄왕은 운뢰음수왕화지 여래께서 갖추신 많은 공덕들을 찬미하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묘하옵나니 세존이시여 여래의 가르침은 귀중하기 이를 데 없고 여래께서 선설하신 법에는 무량하고 불가사의한 공덕들이 따르오며 또 여래께서 홍포하신 율은 유익하기 이를 데 없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부터 저희는 다시금 자기 마음의 노예가 되지 않으리며 사견의 노예가 되지 않으리며 진에의 노예가 되지 않으리며 마음에 이는 죄 많은 생각의 노예가 되지 않으리이다. 무량한 공덕을 갖추신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세존 곁에 머물겠나이다."
'마음의 노예가 되지 않으리라.'
누군가는 마음의 소리를 들으라고 한다. 그런데 법화경에서 묘장엄왕은 마음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고 한다.
다시 말해 어디에서는 마음을 따르라고 하고 또 어디에서는 마음을 따르지 말라고 한다.
무엇이 맞을까?
둘 다 맞다고 생각한다.
탐진치로 물든 중생심, 그것으로 움직이는 마음은 조복해야 한다. 그런 마음의 소리에는 휩쓸리면 안된다.
하지만 조복된 마음, 불성이 주인된 마음, 불성이 발현된 마음은 따라야 유익하다.
작년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가고 싶지 않아서 갔다.", "가고 싶어서 가지 않았다."
법화경을 읽다보니 습으로 욕망으로 덮인 마음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네가 원하는대로 하지 않겠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다."
늘 마음따라 움직였으니 역행하는 것 자체가 좋은 공부가 된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시도를 해보았는데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올해는 이렇게 말할 때가 많아졌다.
"가고 싶어서 간다."
물론 내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고 개인적 욕망이 강할 때도 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가를 먼저 살피고 나쁜 욕망이 움직이는 마음이 아니면 그 소리를 따른다.
마음을 다스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바르게 살아감이 늘 세존곁에 머물러 함께 하는 이가 가져야 하는 모습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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