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지장경)꿈 속이나 잠결에 온갖 귀신이 나타나, 불법에 대한 생각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8. 18. 14:21

공왕불 기도에서 이리 주장하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천도재를 지낼 필요가 없다. 귀신이 조상이라고 하는데 제대로 알아 속아넘어가지 말자' 뭐 이런 글인데요, 같은 무리의 사람인지, 아니면 정말 모르던 사람인지 모르지만 어떤 이가 그에 대해 응하길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줘야겠다' 하더군요. 음... 제대로 알려고 하면 경을 봐야 하지 않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적게 된 글입니다. 각자 읽어 참고만요.

 

 

모든 존재가 고통은 벗어나고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합니다. 지장경의 기본적인 내용은 인과에 대한 것이고 그 인과의 고리에서 시작하여 우리를 가르쳐 성불로 향하게 합니다. 그것이 가능하게 하는 힘은 지장보살의 대원을 주축으로 하여 나옵니다. 다시 적자면요 어리석은 행을 하면 그 결과를 받으니 바르게 걸어가라고 끊임없이 가르치고 손을 내어주는 지장보살, 보살에게 의지하여 고통을 벗어나 복된 자리에 이르게 하는 이야기들이 지장경에 나옵니다.

 

지장경 여래찬탄품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또한 보광보살이여, 만약 미래세에 모든 중생들이 꿈속이나 잠결에 온갖 귀신이 나타나서 슬피 울며 근심하고 탄식을 하거나 두려워하고 겁내는 모습이 보이면, 이는 일생이나 십생 또는 백생 천생 과거세의 부모나 형제 자매 남편 아내 등의 가족들이 악도에 떨어져 나올 길을 얻지 못하고 스스로의 복력으로는 구원을 얻을 희망이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숙세의 가족들에게 호소하여 도움을 받아 악도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글대로 이해하면 오랜 과거세의 인연들이 현생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또 그저 호소할 관계라면 부탁하겠지만 좋지 못한 인연이라면 그의 악한 영향이 지금의 나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구요. 그런 현상을 이해하고 잘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 삶을 밝게 만들어줄 수 있는데 불교의 가르침이 그 과정에서 안전한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 하나하나씩 딱 거기에 들어맞는 답을 불교 경전에서 찾는 것은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다 알지 못하니 이 정도의 말을 할 수 있습니다만, 바른 가르침을 하나씩 알아가면 갈수록 비어있는 틈들을 법에 맞게 그려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합리적인 가늠, 추측이 가능해진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불교는 인과를 말합니다. 지어온 것이 좋다면 그 여파도 좋을 것이고 지어온 것이 좋지 않다면 좋지 않은 것들이 나의 것이 됩니다. 무엇이 어떻게 안좋았는지 모르더라도 지금이 안좋다면 안좋은 것을 지은 결과라는 것은 추측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과거가 그랬나보다 반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에 합당한 행동을 해가면 되는 일입니다.

 

만약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혼자만의 반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는 행이 따라야 하는 거구요. 이렇게 우리 스스로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하여 눈 밝은 선지식이 지도해주는 것인데 그런 분과 인연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에는 스스로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하여 바르게 지어가면 되는 일입니다. 지장경만 읽어도 많은 일들이 가능해집니다.

 

죽을듯이 힘들면 자신이 죽을듯이 고통받을 일을 열심히 지어온 것인데 그런 와중에도 남탓하는 것으로 힘을 쓰면 그 결과가 밝아질까요? 부처님은 그리 가르치시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힘든만큼 깊이 반성하고 그것을 알아차린 순간부터라도 악업을 멀리하고 선업을 쌓아갈 일입니다. 나도 편하고 남들도 편할 것에 뜻을 두고 여러가지 좋은 일들을 하면서 그 공덕을 두루 회향해주면 원결도 어느순간은 좋은 마음으로 떠나갈 것입니다. 불행하여 영향을 미치던 오랜 과거 인연자들도 떠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나뭇잎사귀에 불과하다고 들었습니다. 그 나뭇잎사귀를 가지고 숲을 다 아는듯이 말하면 큰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기 본 것이 나뭇잎사귀라는 것을 이해하고 더 많이 보게 되면 또 그대로 이해하여 바람을 일으키고 그늘을 만들어주겠다 하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부처님 법은 약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렇습니다. 각자 자신이 지금 이 순간 손에 잡은 약을 소중히 여기셨으면 합니다. 신묘하면서 합리적인 약, 그것이 불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