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장경 권유(어머니)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6. 15. 00:30

내가 처음으로 읽은 경전이 지장경이다.
그리고 지장경을 남에게 권한 것은 어머니가 첫대상이었다.
70세가 넘고 배움이 짧은 어머니는 하루도 빼지 않고 떠듬거리며 경전을 읽어나갔다.
몇 달이 지나 어머니 고백이 '처음에 그리도 읽기 싫은 것을 나때문에 억지로 읽었는데, 지금은 마음이 너무 편안하고 복용하던 약을 두 가지나 끊었다'고 하시며 내가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한 일 중 가장 좋은 일이 '이 지장경을 읽게 한 것'이라고도 하셨다.
이제 80독이 넘었으려나.

식사를 차려주는 어머니에게 늘 설겆이는 내가 하겠노라고 하는데 어느날인가 잠깐 한눈을 팔다보니 어머니가 설겆이를 다 하셨다.
'그냥 두지 왜 했느냐'는 질문에 '나도 하기 싫은데 너는 어떻겠냐'는 답이 돌아왔다.
순간 너무도 놀랐다.
늘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어머니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남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 뿐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해 싫은 일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 이게 보살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꾸준히 읽었을 뿐인데 어머니는 이런 마음의 변화를 보이고 계신다.
자신만을 위하던 분이 이제는 다른 이를 위해서도 선뜻 기도하신다.
내가 그러했듯이 지장경을 읽으면서 어머니의 삶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니 어찌 경전 읽기를 게을리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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