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로 인해 마음이 힘들고 씁쓸했는데 가만보니 나 또한 그 무언가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웃음이 난 적이 있다.
염불을 하다가 나온 웃음이었다.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어른이 아이들 싸우는 것을 보면 엄청 유치할 때가 있다. 한마디로 싸움꺼리도 안되는 것을 가지고 심각하다.
내가 보기에 지금이 딱 그렇다.
가만히 보면 유치함이 펑펑 솟구치고 어리석음이 흘러넘친다.
그 가운데 있으면서 자못 심각하다.
그럴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시점 아닐까?
'쓸데없다'는 생각이 튀어나오는 시점이 되었다고 보는데.
나는 그렇다.
법화경 카페에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나에게 시비를 걸었던 사람은 법화경이 가르쳐서 보살되게 하는 경이라고 주장하며 보살이 부처의 경지에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제 막 보살승에 오른 보살이 있음을 말해주어도 자신의 논리에 빠진 그는 그 논리를 강화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인지 여기에는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모든 질문에 대해서 답이 되어야 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내 말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결국은 같은 곳에서 만날 것이다. 굳이 우리 수준에서 따지자면 '당신 이상하게 말하는구나' 할 지점이 서로 많겠지만, 굳이 또 따지자면 그렇게 이상할 것도 없다. 큰 흐름을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으니 말이다. 크게 보면 말이다. 그 선을 지켜가고 있다. 내가 생각하건대 언젠가는 핏대세우며 다른 이들을 야멸차게 비판하고 자신을 내세우는 것이 유치했다고 허탈하게 웃을 날이 있을 것이다.
자, 한번 생각해보자.
나는 법화경을 읽고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은 법화경에서 삼승은 방편이며 오로지 일불승이라고 했다. 근기따라 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을 말하지만, 세가지는 결국 부처가 되는 길에 있는 것이고 이것이 진실이다. 성문도 연각도 보살도 결국은 부처로 귀결된다. 법화경은 무상정등각에 이르게 하는 경이다" 보살을 가르치는 경이라는 것은 건너가겠다. 길어질 듯하고 없어도 이야기 가능하니.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법화경은 보살이 되게 하는 경이다. 보살은 부처의 경지에 있는 존재로 보살 중의 보살이 부처다."
큰 흐름만 보라. 다른가? (결국 자신의 논리로 보살을 부처라고 하는데) 보살을 부처라고 하면서까지 보살되는 경이라 하니 부처되게 하는 경이라는 경의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옳았니 내가 옳았니 열을 올리지만 크게 보면 다른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위험하다. 왜냐하면 나만 옳다는 그 상으로 인해 모든 것을 비틀어보는 것이 자연스럽고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점검이 일어나는 것은 어렵다. 지금은 괜찮지만, 좀 불안하다. 언젠가는 자기논리를 맞춰가기 위해 정말 큰 흐름을 벗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또 언젠가는 완전히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그도 마찬가지다. 물론 내가 지금 딱딱한 상으로 법을 바라본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착각일 수 있겠지)
한때는 막말로 걸어오는 그의 시비와 부지런히 올리는 글 때문에 자못 심각했던 적도 있었다.
참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꾸 걸어오는 싸움이 싫기도 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생각이 들자 다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옳으니 그르니 따지는 것이 유치한 일이자 쓸데없는 일이라는 생각.
다 쓸데없다.
그냥 법화경을 잘 읽고 잘 나누면 된다. 자비롭고 겸손하고 부처님을 의지해 나아가면 된다.
서로 이해가 다르더라도 너무 핏대 세울 필요없다. 그런가를 서로 사유하고 바른 길로 나아가는 지점으로 삼으면 될 뿐.
부처님이 가르치시며 법사에게 요구한 자비로 상대에게 자신이 이해한 바를 듣기 좋게 설명하면 될 뿐.
그러니 들어보라.
언제까지 이 쓸데없는 싸움에 목숨걸겠는가.
언제까지 옛날 이야기하며 제자리를 맴돌 것인가.
앞으로 나아가라.
자신을 살펴라.
그게 더 좋다. 얻을 바가 많다.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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