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어리석은 마음을 알라 하네.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5. 3. 22:26

직장에 가까이 하기가 즐겁지 않은 사람이 있다.

사람을 미워할 이유야 없지만, 지금의 내 근기에서는 함께 일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많은 그런 사람이다.

그 사람과 이번달 근무조가 되었다.

밥을 함께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기 어머니의 텃밭 이야기를 꺼낸다.

수확하지 않는 밭작물들이 너무 아깝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 끝에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빈말이 아니고 집 알려주면 부모님들 모시고 가서 캐오겠다'

그것도 두, 세차례 건넨 것 같다.

(요즘 내가 부모님의 건강, 소일거리 관련하여 시골집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그렇다.)


아무튼 그런 이야기를 나눈 후 혼자 있다가 갑자기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과 근무서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었고 시간이 지나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의 마음이 어떠한지, 욕망이 어떠한지, 그래서 행동이 어떠한지를 알아 불편한 마음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내 욕구에 부합된 것을 제시하자 아무런 생각없이 그에 부합해버리고 말았다.

웃음이 났다.

그 상황 자체가 '너의 마음을 알라'고 툭툭 건드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이야기를 나누는 그 자리에서 내 마음이 탐진치를 떠나있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던져온 말의 배경, 말에 대한 내 태도로 일어날 상황이 알아졌을 것이다.

순수하지 않은 의도, 결국은 내 손과 발을 묶어버리고 상황을 탁하게 만들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임을 알텐데.

달콤한 손짓에 홀려 정신없이 손을 잡았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몰랐다면 그럴 수 있지만, 알았다면 당연히 그 상황을 지혜롭게 넘어가야 한다.

(물론 몰라서 행하게 되면 그 폐해를 알지 못한채 고스란히 받게 될테니 그 끝에 많이 괴로울 것이다.)

알았는데도 자기 욕망을 다스리지 못해 흐린 것에 부합하면 그 역시 괴로울 것이며 후퇴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한달이 또 공부다.

나무아미타불_()_